아이들 이야기방

이쁜 입에서 .....

데조로 2007. 7. 12. 13:59

방학이 다가오는 학기말이라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그러나 시험이 끝난 아이들의 표정은 더없이 밝고 활기차며 여유있어 보인다.

녀석들이 저런 표정으로 학교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의 피끓는 에너지가 마냥 부럽다.

 

그러나....

입만 열면 고운 입술에서 상스런 말이 흘러나온다.

욕이 일상 용어가 되어버렸고, 가까운 친구일수록 거리낌없이 더 많이 쓰는 그들만의 청소년 문화.

신체적인 폭력은 차치하고라도 이처럼 언어적인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그들 사이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교사가 수업을 하고 있어도 친구들끼리 언쟁이 붙으면 아랑곳하지 않고 " 0발", "개00" 등을 연발하고,

짜증난다는 뜻으로 "짱나"를 아무렇지 않게 쓴다.

욕하는 아이를 데려와 다음부터 그런 언어는 쓰지 말라고 해도 절대 "-예"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유인즉, 욕을 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

 

학교는 지식 전달만하는 공간이 아니다.

학습지도, 생활 및 인성 지도가 병행되는 배움의 장인데 요즘은 학원처럼 지식 전달에만 초점을 두라고 한다.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생활지도나 인성지도를 하게 되면 학부모들의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원 갈 시간인데 학교에 남겨서 벌을 줄 것이냐, 그까짓것 갖고 너무 과민반응이 아니냐,

자기 아들이 어떻게 되면 학교가 책임질거냐는 등등 

인권을 중시하는 것도 좋지만 기초생활습관이 잘못된 아이들에게 아무런 제재조치를 할 수 없는 학교문화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체벌 남용 방지 및 인권 존중, 물론 좋은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나쁜 일을 하여도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학교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오늘도 여전히 학년 협의실(교무실)은 사건 사고를 일으킨 학생들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그들의 얼굴엔  이미 부끄러움이 사라진지 오래다.

날은 덥고, 북적거리는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학기말 마무리를 하고 있으니 마음이 답답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