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대학생 백일장 스케치
전국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이 순천만 갈대축제 기간에 개최되었다.
인터넷 접수와 현장 접수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대학생들은 갈대밭과 생태공원으로 글제를 가지고 떠났다.
풋풋한 그들의 젊음을 대하니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들의 글솜씨를 빨리 읽고싶은 충동도 일고, 그들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한나절을 보내고 싶기도 하고......
역시 젊음은 부러운 것이다.
수다를 떨며 오는 친구들, 두손 꼬옥 잡고 온 연인들, 대학생인 엄마와 딸의 동행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그림이라 접수를 받으면서도 그들의 눈동자를 슬쩍슬쩍 훔쳐보았다.
접수를 받고 있는 모습
원고지를 들고 총총히 사라진 그들은 어디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그들의 감성을 읽어보고 싶었지만 사무국장이 찍어온 사진을 보며 그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섧음.
생태축제라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도 자리를 떠날 수 없었으니...
끼리끼리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대학생들
오후 1시가 되니 대학생들의 농축된 원고지가 하나 둘 들어왔다.
그들이 생각한 순천만과 정거장, 고향, 순천은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었을까?
시 분야 심사를 맡고 있는 심사위원들
글을 읽는 동안은 행복하다.
잠시 그들이 된 듯한 착각으로 순천만을 거닐고, 정거장을 회상하고, 세월이 가져다 준 무게감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으니....
작년보다는 작문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
뜨거운 가슴으로 읽어나가는 동안 입상자를 발표할 시간은 다가오고......
마음 불편했던 시상식 사회 장면
오랜 시간이 경과된 탓인지 시상식을 하는데 대학생들이 많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글감에 대한 기대가 있는 대학생들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시상식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렸다. 더구나 사회자는 입상자, 시상자, 상금과 상장 대독 등으로 현장감이 요구되는데, 학생들의 빈 자리는 실수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수상자들과 함께
진행위원부터 심사위원, 사회자의 몫까지 해내느라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
피로가 며칠간은 발목을 잡겠지만 그래도 글을 읽는 재미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행복했으니....
내년에는 더 멋진 작품으로 대학생들이 순천만을 노래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2008년을 기다려본다.
* 사진은 사무국장인 안개나루님이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