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나주 금성산성에서 순창 강천사까지.....

데조로 2007. 11. 12. 15:55

나주 금성산성에서 순창 강천사까지 가을 산행은 말만 들어도 설레임이 앞선다.

나주 금성산성은 전남 담양군 금성면 율현리, 금성리와 용면 신성리 그리고 전북 순창군 팔덕면과 경계지점인 산성산(605m)에 위치한 석축 산성이다.

담양읍에서 북동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축조 연대를 정확히 알수 없으나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삼국시대에 축조되었고, 고려시대와 1410년, 1653년에 수축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곳으로 잔잔한 평지와 외곽의 험준함이 잘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다.

산성이란 것이 외세를 물리치기 위한 자구책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 산성을 에워싼 수많은 전투와 사상자를 생각하면 슬픈 역사 앞에 경건함도 있으련만.... 오르는 길은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가서 늘 부끄러움이 도사리는 위험이 있다.

총 둘레 2.7km인 산성은 외성이 2km, 내성이 약 800m로 이루어졌으며 북문쪽으로 순창군 강천사 계곡과 연결되어 있어 가을날 산행하기에 안성맞춤인 지형적인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금성산성의 지형도

 

 금성산성의 남문 

 

  금성산성의 남문을 내려오면서.....

 

걸음을 재촉하는 무리들이 앞서가고, 뒤따라가는 우리들은 시간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가을날의 풍경을 음미하고 감상하면서 육회에 송이주를 벗삼아 자연을 노래하였다.

쉬는 곳마다 기다렸다는 듯 낙엽이 우수수 쏟아지고, 형형색색의 병풍을 드리운 배경에 우리는 천사가 된듯한 착각으로 가을나들이를 즐길 수 있었으니.....

 산성에서 내려다 본 담양호와 추월산 

 북문을 내려오면서

강천산은 마치 물감을 뿌린 듯, 안개가 걸린 듯, 늦은 오후를 에워싸며 신비감을 자랑했다.

은행나무 밑의 노란 잎사태에 묻혀서는 마음이 심하게 요동치기도 하고, 길목마다 낙엽 밟는 소리로 사그라지는 오솔길에서 쿵쿵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더듬고, 시뻘건 단풍나무 아래선 화인처럼 새겨진 눈물 사연을 풀어내야하는 경험도 했으니....

오롯이 가을 여행을 즐기며 아파한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강천사 계곡

 

 강천산을 내려오다가.....

 

강천사 위쪽으로  구장군 폭포가 있는데 그 인근이 성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맨발로 산책할 수 있게 되어 있었으나 이미 어두워진 뒤라 감상할 기회를 놓친 우리는 경내를 사알짝 둘러본 다음에 병풍폭포 앞에서 지은 죄를 용서해주라며 간절함을 내려놓고 왔다..

아!!!

이 화려한 가을 나들이를 더듬으며 오래도록 행복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