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공지영 작)
책을 집어들며 문득, 참으로 단순하면서 많은 것을 함축한 말로 제목을 정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공지영.
그녀의 수많은 책을 섭렵하면서 그녀만이 갖는 고유한 냄새를 이미 알고 있지만
중독성이 있는 까닭에 쉬이 끊지를 못하고 아직도 인터넷을 유영하며 그의 글을 좇는다.
19살 위녕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투영해보는, 어떻게 보면 위녕의 성장소설이고, 제3자의 관점에서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비교적 솔직하게 담아내는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3번의 이혼 후 싱글맘을 선택해서 성이 다른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 공지영.
2008년 대한민국이 사형폐지 국가가 되면서 그녀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화두가 되었던 사형제도 폐지 논란 등으로 그녀는 늘 이슈를 몰고 다니는 탱크다.
최근에 방송인 허수경씨가 이혼 후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을 했다.
아빠가 누구냐인 것에 대중의 관심이 많지만 자신이 엄마가 되었다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는 그녀를 보며 공지영과 함께 변화하는 가정의 문화를 보여주는 케이스에 주저없이 그녀들을 나는 가두고 만다.
아마 그녀들도 처음에는 사전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의 강을 건너면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울타리를 발견하고, 그 울타리를 벗어나고 난 후에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음을 우리는 부정하지 못한다.
타인들의 눈초리가 매섭고 암울하지만 그것을 받아낼 줄 아는 그릇이 이미 되어 있는 그녀.
당당히 사회에 맞서는 모습이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많음을 인정하며 읽어내린 [즐거운 나의 집].
언젠가 고백했듯이 나도 즐거운 나의 집을 소망했었다.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정,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의 따뜻한 사랑과 경제적인 면이 충족된 집.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정말 해보고 싶은 집.
그러나 나와는 거리가 멀어서 부단히 노력했던 학창시절.
지금 내가 이룩한 집은 정말 즐거운 집일까?
선뜻 Yes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가 꿈꾸는 집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니.....
그렇다고 불행한 것은 아닌데 왜 이런 생각이 들까?
사회학자인 Good(1982)는 가족은 인간관계의 지속성, 물리적인 근접성(proximity), 친밀성, 경제적인 혜택을 우리들에게 제공해 준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카테고리안에서 이것들이 많은 부분 충족되지 못하기 때문에 가정을 해체하는 것은 아닐지.....
내 심장에 흐르는 피는 항상 행복을 향해 질주하고 싶지만 장애 요인으로 인해 그렇지 못할 때가 많음을 우리는 인정할 때가 더 많다.
그 중앙에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이 자리하고.....
2008년 첫 날인 오늘.
눈에 보이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구성원들끼리 마주앉아 진실되게 무언가를 고백하고 상대에게 치유받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 후에 건설적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어떨까?
아마 즐거운 나의 집을 만들기 위한 첫번째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한 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