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황룡동굴과 천문산(3)
셋째 날은 이른 아침을 먹고 황룡동굴로 갔다.
입구부터 좌판을 설치하고 "천원~~ 천원~~"을 연발하는 아낙들의 모습이 이젠 낯설지 않았다.
황룡동굴은 세계 최대의 석회암동굴로 높이가 19.7m나 되는 거대동굴로 4층으로 되어 있다.
위쪽의 2층은 물이 없고, 아래쪽의 2층은 물이 있어 수로를 형성하여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되어있다.
대부분 회색을 띄고 있는 석순과 종유석은 일년에 0.1mm씩 자란다고 하는데 1m가 넘는 석순만 500여종이 넘는다고 하니 수만년의 역사속에서 탄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정해신침'이라는 종유석은 160억원의 보험에 가입될만큼 동굴 천장에 닿을려면 얼마 남지 않았고(?), 음경을 닮은 듯 솟아있는 것을 보고 연로하신 분들은 "거시기를 너무 많아 쳐다보기 민망하다"며 한마디씩 내려놓는다.
인상깊은 것은 천선수로써 물이 동굴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배를 10여분 타는 동안 바라보는 동굴내부는 르네상스의 외벽 건물을 보는 듯 위엄이 있었고, 조명과 잘 조화되어 묘한 신비감도 자아냈으며 여행객 대부분이 한국인이라 배려의 차원에서 석순과 종유석 앞에 한국어로 표기해둔 것이 특이했다.
약초를 캐다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것이 황룡동굴이라는데 아직 1/5밖에 개발되지 않았다고 하니 모두 발견되었을 때의 그 놀라움은 다음으로 미뤄둬야겠다.
광활한 중국을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천문산으로 향했다.
천문산은 해발 1518.6m로 장가계 시내에서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석회암 지질과 아름다운 자연풍경으로 상서의 제일가는 신성한 산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다.
천문산 정상에는 원시상태에 가까운 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카르스트 구릉과 석순이 도처에 분포되어 분재공원을 연상케한다.
천문산을 오르는 2가지 유형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코스다.
첫번째 타고 가는 케이블카는 세계 최장길이의 1차선 순환식 관광전용 케이블카로 길이가 7455m, 상하 높이 차가 1279m로 오르내리면서 느끼는 짜릿함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이 케이블카는 도로 위나 인민들의 집 위를 아무런 제약없이 유유히 지나가서 사회주의가 아니면 도저히 완성될 수 없는 모습에 우린 더욱 놀라웠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다 본 통천대도의 일부
케이블카를 내려서 미니 버스를 타고 하늘로 통한 큰 길이라는 뜻을 가진 통천대도에 오른다.
전체길이가 11km남짓하지만 해발 200m에서 1300m로 직상승하는 가파른 산세를 타고 아흔아홉 개의 굽이가 있으며 그 모습이 마치 비룡이 솟구치는 것 같기도 하고, 옥띠가 비스듬히 걸려있는 것 같기도 해서 감탄이 절로 터져나오는 코스였다.
천문산에 도착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석회암동굴인 천문동에 오른다.
1000m의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천문동은 남북으로 관통되어 있고, 높이 131.5m, 너비 57m, 깊이 60m에 이른다.
동굴 사이에 구름이 피어오르고, 짙은 안개가 감돌아 마치 하늘나라로 통한 관문과 같아서 중국인들에게 영적으로 많은 위안이 된다고 한다.
특히 1999년 세계 에어쇼에서 비행기가 이 동굴을 통과하고 지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하니....
하늘과 통한다는 천문동을 오르는 길
천문동을 오르는 계단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기에.....
종일 돌아다녀서 저녁이 되니 온 다리가 비명소리를 질렀다.
피로에 지칠대로 지쳐 상해로 출발하기 위해 장가계 공항에 도착하니 안개로 비행기가 캔슬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천문산 호텔에서 단체 투숙을 하게 되었다.
무척 춥고 불안한 밤이었으나 중국에서 숙박과 아침 식사는 무료로 제공해주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다음날 취항을 기대하며 발 마사지를 받고 무료하게 보내다 여행사가 제공한 점심을 먹은 후 상해로 출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