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낙태아의 영혼을 구원해주는 대원사를 찾아서

데조로 2008. 4. 9. 10:03

대원사는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에 위치해 있으며 낙태아의 영혼을 구원해 준다는 산사다.

해발 609m의 천봉산 자락에 자궁 모양을 닮은 곳에 자리잡은 대원사는 보성, 순천, 화순을 경계로 이루어진 곳으로 백제 무녕왕 3년(서기 503년)에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

 

여느 절과 다르게 대원사는 삶과 죽음이 잇닿아 있는 영험한 곳으로 수자(태아)를 위한 탑과 동자상이 많다.

열악한 환경이나 잘못된 피임으로 인해 태아를 먼저 보낸 부모에게 속죄할 수 있는 기도 장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길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강물에 버려진 태아는 삼도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모래밭에서 울고 있는데 그 강을 건네게 해준다는 전설을 가진 태안지장보살의 눈에 어린 영혼을 아파하여 피눈물이 흘렀다고 하니.......

생명의 경시뿐만 아니라 부모의 책무성없이 죽어가는 생명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 영혼을 구원한다는 태안지장보살

 

 

 

대원사 초입부터 나무에 매달린 명구나 법구경은 마음을 다스리기에 충분했으며, 4월 초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봄꽃들의 축제로 온 몸에 알 수 없는 것들이 솟아나기도 했다.

목련과 매화, 아직 꽃망울을 맺고 있는 벚꽃 등이 마중나와 즐거운 마음으로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고 걷는 오솔길에서는 추억을 반추할 수 있어 눈물과 희망이 교차되기도 했으니....

 

스님들이 수도하는 곳

 

사색을 하며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호랑이를 거느린 할아버지 산신 대신 사슴을 거느린 어머니 산신을 모신 성모각을 만날 수 있다.  그 앞에 수줍은 듯 붉게 핀 동백꽃의 의미를 한 번 되새겨볼만하고, 오솔길을 빠져나오면 작은 연못 위해 죽음을 경험해보는 수장관이 있어 관 속으로 들어가 보고, 유서를 써 봄으로써 죽음을 체험해보는 곳이 있기도 하다.

 

 

어머니 산신을 모시는 성모각

 

그러나 무엇보다도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을 수없이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 대원사이다.

빨간 모자를 씌운 이유는 어머니로 부터 버림받은 아기들이 지장보살을 통해 좋은 환생을 맞이하고 업을 풀어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한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또한 추위와 더위로부터 보호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하니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

 

산사체험과 영생 교육으로 잘 알려진 현장스님을 직접 만날 수는 없었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용서를 구하며 새로운 삶을 조명해볼 수 있는 좋은 장소로 내겐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