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방
감기 몸살, 물러나거라.
데조로
2008. 12. 18. 09:31
감기몸살때문에 하루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도 모르겠다.
눈물 콧물 기침이 서로 1등 하겠다고 쌈질을 하는 통에 주인은 혼절 직전까지 갈 정도고......
에궁.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는 이런 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쉬는 시간만 되면 엎드려 있거나 따뜻한 물을 연신 마시면서 지내고 있는데 아이들은 조퇴를 하겠다며 협의실을 자주 찾는다. 어지간하면 참아보라고 권유해보지만 도저히 못 참겠다고 조퇴를 허락해 달라는 아이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한 후 데려가서 몸조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아이가 찾아온다.
"친구가 내 슬리퍼를 4층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친구가 때려서 시퍼렇게 멍이 들었어요"
"사이버상에서 저를 무지막지하게 욕을 해요"
"00는 선생님 계실 때만 착한 척하고, 안 계실 때는 폭군이며, 청소도 하지않아요"
아프지 않을 때는 이것저것 들어주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내 몸이 천근만근이니 죽을 지경이다.
아이들도 담임의 몸 상태를 알고 행동하면 좋을텐데 그들에게는 담임보다 자신의 지금 상황이 더 절박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아픈 몸을 추스려 아이들 얘기에 집중하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얘들아! 급한 것이 아니거나 너희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선생님에게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아픈 동안에는......"
약 기운 때문인지 아직도 눈이 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