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가을날의 외출
데조로
2009. 9. 13. 20:04
모처럼 한가한 일요일 아침.
친구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드라이브를 갔다.
잔잔한 수면에 보석처럼 빛나는 물결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는 이른 가을날의 풍경은 그지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들과는 저녁에 술 한 잔하며 만나는 것이 대부분인데, 환한 시간에 그것도 야외에서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 다소 설레기까지 했다.
순천만.
이번에는 여수로 이어지는 해룡쪽이어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더구나 소소한 일상 이야기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마력을 갖고 있어서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대낮에 마시는 술 잔은 자꾸 비워지고 있었다.
근사하게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하고자 했던 생각은 어디로 가고, 회 한사발에 쐬주 한 잔 나누는 사람들.
그렇게 우리는 낮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운전을 해야해서 쪼끔만 마시고.......
낮 술은 금방 취한다더니 취기가 오른 사람들은 살아가는 일이 참 버거운 모양이다.
이 세상에 누군들 멍에 하나 없을텐가.
이 세상에 누군들 슬픈 그림자 드리우지 않는 사람이 있을텐가.
저마다 짊어지고 가는 삶의 무게를 다 비교할 수 없지만 조만조만한 아픔으로 있는 경우가 참 많을 것이다.
깊이를 쉬이 알 수 없어 오롯이 느낄 수 없지만.
가배얍게 가을 나들이로 나섰던 길이
무거운 철학노트를 짊어지고 온 기분이다.
그러나 내 삶도 잠시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었으니.....
그들의 삶이 좀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