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가을의 끄트머리에서

데조로 2009. 11. 13. 12:21

가을의 끄트머리에서 계절의 흔적을 보듬어보려고 경남수목원엘 갔다.

몇 년 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을 갔는데 가을의 모습이 너무 환상적인 곳이어서 1시간 20여분을 지나 수목원엘 도착했는데.....

순천에 그렇게 예쁘게 채색되었던 은행잎 마저 하나도 달려있지 않는 벌거숭이 나무가 되어있었다.

윤달이 끼어서일까?

아니면 그곳이 순천보다 기온이 낮아서일까?

같이 간 일행들의 푸념이 여기저기 쏟아졌다.

아쉬운 탄성은 곧 스산한 분위기와 어울려 사람을 더 주눅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일~~~~

에너지 충전을 하여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추녀가 되기로 했다.

 

 

 

 

 

 

 

 

 

 

 

 

 

 

 

 

연일 바쁘고 정신없어 둘러보지 못한 까닭에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가을 바람을 쐬고나니 조금은 숨이 트일 것 같다.

도란도란 얘기나누며 걷는 산책길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아 사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수다를 떨며 가는 우리들로 인해 수목원 전체가 그 웃음소리로 가득했으니.... 조금은 미안했다.

 

진주 들러 원조 장어구이를 먹으면서 내려다본 남강의 모습은 은은한 그림속의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복분자주를 주고 받는 모습이 발그레하여 서로보며 웃었던 흐벅진 풍경.

순천으로 오는 내내 마음 따뜻한 모습이 훈훈하게 데워져서 추위를 견딜 수가 있었으니

수능을 보았던 아이들의 마음도 온기로 가득했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