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염색을 하다.

데조로 2010. 4. 25. 15:21

황금같은 휴일에 염색을 했다.

허옇게 돋아나는 머리카락을 더 이상 뽑아낼 수 없어 새치 염색을 시작한 지 2년.

나날이 늘어가는 것이 허연 머리카락이다.

거울을 볼때마다 수없이 쫑긋쫑긋 솟아난 흰 머리카락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귀찮게 생각하며 하나 둘 흰 머리카락을 뽑았던 때가 오히려 그립다.

베란다에 신문을 깔고 햇볕을 쬐며 염색하는 날

괜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계속 이어지는 이 과정을 또 얼마나 해내야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까?

 

맑은 공기 호흡하며 연푸른 잎사귀는 돋아나는데

나는 이렇게 아파트에 갇혀 노화되어가는 실체를 확인하는 오후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