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억새에 취하고 싶은 날

데조로 2010. 10. 10. 23:02

모처럼 가을산행을 하였다.

김유신과 사랑을 나눈 천관녀가 숨어 살았다는 장흥 천관산(723m).

가을이면 정상이 은빛으로 가득 수놓아진 장관을 이루고 있어 거의 가을마다 찾아가는 곳이다.

가는 길이 험준하기는 하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희열을 생각하며 힘들어도 꾹꾹 마음 누르며 오르는 길.

날이 좋아 다도해의 풍광과 황금색으로 물든 들녘이 조화로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정상인 연대봉에 오르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

특히 비온 후라 그런지 사방이 미끄러워서 여차하면 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함도 몇 번 있었으니.....

그동안 날씨가 고르지 못해서일까?

정상의 억새는 여느 때와 다르게 멋진 모습을 풀어 헤치지 못하고 있었다.

40만평의 군락지는 어디로 숨었는지, 많지 않은 억새마저 숨죽이고 있었던 아쉬운 그림을 마음 속에 담아왔다.

컬러풀한 옷차림의 사람들만  인산인해였던 천관산.

 

오르는 길에 잠시 들녘을 내려다 본 풍경

 정상인 연대봉 근처의 억새 군락지

 기대가 컸을까?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인증샷으로 한 장

 억새의 군무는 기대 이하였지만 사람 구경은 실컷했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손수 운전을 해준 멋진 지인은 시무룩한 내 모습을 보고 순천으로 오는 내내 입담좋은 말솜씨를 풀어놓는다.

헤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디..... 어찌되었건 고마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