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자축, 자축~~~

데조로 2010. 12. 12. 19:07

12월 11일이 생일이었다.

나이를 잊은 지 오래되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연례 행사로 찾아온 나만의 특별한 날.

그러나 새벽부터 대전을 가야하는 일이 생겼다.

6시에 일어나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있는 동료의 병문안을 다녀왔고, 오후엔 조문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식사를 대신해야 하는 날.

어쩐지 슬퍼졌다.

그럴 나이도 아닌데 슬픔이 마음 가득 채우고 있었다.

 

12일 아침.

옆지기가 늦은 미역국을 끓이고, 갖은 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모른 채 누워있다가 짠~하고 부르면 나가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엉덩이가 들썩거려 부엌행을 감행했다.

싱크대 주변은 난리였다.

그러나 잔소리를 하면 두번 다시 이런 풍경을 연출하지 않을 것 같아 옆에서서 칭찬만 연발했다.

맛은 별로였지만 정성을 생각하여 맛있게 먹었다.

 

점심시간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함께 외식을 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연신 좋아하시는 어머니.

그럴거라 늘 생각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나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못난 딸이다.

집에 모시고 와서 저녁 식사까지 대접해 드렸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지만 모처럼 없는 실력까지 발휘하며 큰 상을 차렸더니 어머니는 감동, 또 감동이시다.

ㅎㅎㅎ

어제의 섧음이 조금은 상쇄된 것 같다.

그래도 자축이 곁들여지면 더 좋을 것 같아 꽃바구니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