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속에 무엇을 담을까?
부지영 감독, 염정아 주연의 영화 <카트>를 보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눈물도 나고 한숨도 나고, 이 세상이 더러워서 침 한번 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리게만 보인 염정아의 연기에 독이 가득 차있어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에 임했는지를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무방비상태로 해고된 노동자들의 얼굴은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아무런 예고없이 해고되었던 아줌마들의 반란.
대기업의 몰염치한 해고 통보에 순종적이기만 했던 비정규 직원들이 하나 둘 사회를 보는 눈을 뜨게 되고, 나 혼자가 아닌 공동체를 생각한다.
단순히 반찬값을 벌러 온 볼품없는, 의지 약한 직원이 아니라 생활비를 벌러 나온 여직원들을 향한 남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여자들이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라든가, 곧 정규직 직원으로 해주겠다며 은근히 유혹의 손길을 뻗는 검은 그림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현실은 차갑기만 했는데.....
비로소 엄마의 투쟁 이야기에 손을 내미는 아들.
이랜드그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우리 사회의 아픈 구석을 헤집고 있어서 맘편히 영화에 몰입할 수 없었다.
단지 임금이 싸다는 이유로, 언제든 해고 시킬 수 있다는 사고로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의 마인드가 궁금하다.
'낙숫물로 바위를 뚫겠어요?'라며 다소 회의적이었던 노동자들이 규합하여 운동하면서 끈끈해지는 동료애와 서로를 가까이 보면서 너그러워지는 마음, 눈물이 핑돌았다.?
이랜드 그룹은 노조 지도부의 복직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대부분의 노동자를 산업 일선에 다시 세웠다.
어쩔 수 없이 희생양이 된 지도부의 배려도 가슴이 아프다.
노동자가 살맛나는 세상은 언제쯤 도래할까?
언제 우리 사회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 성숙해있을까?
노동자들이 안정된 마음으로 나와 우리가족, 우리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날은 진정 다가올 것인가?
앞으로 더 험한 과정이 놓여있다할지라도 파이팅하면서 정의를 위해 살아갈 일이다.
우리 모두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