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벌써 세월이......

데조로 2024. 6. 1. 13:19

2023년 2월 명예퇴직을 하고나니 일거리가 천지다.

시어머니는 요양원 입소, 시아버지는 시골에서 홀로 지내시고,

친정어머니는 관절이 좋지못해 거동이 불편하시다.

딸아이는 출가하여 연년생으로 딸을 출산해서 친정엄마의 손길이 간절하고......

여기저기 수발하고 지원하느라 개인적인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러려고 명퇴를 한 것은 아닌데하는 자괴감도 들고, 우울감도 찾아왔다.

물론 순천문인협회의 소음도 한 몫을 했다.

 

기타를 배우기 위해 꾸준히 레슨을 받았는데 쉬이 되질 않았다.

고놈의 자존심과 부족한 실력을 실감하며 과감히 때려치우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본의아니게 그것도 스트레스를 준 모양이다.

왜이리 되는 것이 없는고.

 

모든 것을 잊고 얼마 전 서유럽을 댕겨왔다.

다른 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신선한 설렘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스탄불을 여행하고 왔다.

내가 없어도 이리 잘 돌아가는 것을. 

 

스스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진 모자란 사람.

 

씩씩거리며 동네 한 바퀴 돌고오니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