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그리고 순천만

순천만 1(시)

데조로 2005. 9. 13. 18:11

순천만  1
-비


비 내린 순천만은
여린 농부의 애간장으로 수런하다


바다로 가지 못한 빗줄기는
갈꽃을 울리고 나서야


주름살처럼 깊게 패인
골을 따라 바다로 가고


철새들의 페로몬 냄새에
화냥년이 미친다는 갈대숲은


칼날로 제 몸 찍어내어
마알간 눈물비 만들어 내도


깡소주로 시름 달랜 발길 끊이질 않아
순천만은 혼자서 혼자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