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엔
무작정
사랑하는 사람과 길을 떠나고 싶다.
나이를 역류하며 찾아오는 그리움
배반하지 않고,
가만히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마음 끝자락에 있는
그대의 흔적 담아
오로지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 언저리에
또아리 튼 그림자로
불면의 밤을 수없이 보낸 내 일상을 들려주며
삭여온 눈물
하나 둘 받아내면서
그대 손 꼬옥 잡고 들녘을 쏘다니고 싶다.
설령
이 가을이
그대와 나의 마지막 계절이라해도
빛바랜 추억을 질겅질겅 씹으며
혼자 걸었던 일을
조금이라도 빨리 그대에게 들려주고 싶다.
- 햇살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