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해양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오다.

데조로 2005. 10. 22. 11:48

2005년 10월 21일 제 7회 여수해양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순천문인협회를 대표하여 시낭송을 하러갔는데, 여느 때와 다른 것은 지부장이 동행할 수 없어서 부지부장인 나 혼자 떠나는 나들이였다.

날씨는 왜 이리 추운지....

퇴근을 하고 부랴부랴 떠난 여수행....

 

여수진남문예회관에 도착한 시간은 시상식이 한참 진행 중인 때라 낯익은 얼굴과 인사만 하고, 실내로 들어섰다.

성춘복 시인과 구혜영 소설가의 심사평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시 432편, 소설 27편이 응모되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등용문으로 전국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론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가로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시 분야에서는 [어머니의 겨울바다]의 강성재, 소설 부문에는 [선원 일기]의 한광현 씨가 각각 대상을 차지하였고, 내가 살고 있는 순천에서 소설 부문의 김해양 씨가 우수상을, 평소 알고 지내던 송준용 수필가가 소설 분야에서 가작을 차지하여 축하의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판소리, 시낭송, 현대무용, 축하연주 등이 화려하게 자리를 빛내며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진남문예회관에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릴 듯 조용하기만 했다. 판소리를 하던 제정화 씨는 너무 조용하니, 소리 도중에 추임새를 가끔 넣어주라는 주문도 했다. 그럴 정도로 자기 내면을 가다듬는 시간을 사람들은 갖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순천만 6(쇠리 포구에서)을 낭송하고, 재빨리 행사장을 빠져 나왔다.

아직 몸도 완쾌되지 못한 상태이고, 올 5월 초에 있었던 행사때의 기억이 자꾸 나를 괴롭혀 왔기 때문에.....

 

순천으로 돌아오는 길은 마치 겨울 날씨 같았다.

어제의 따뜻함이 간절해지는 시간이 더해갈수록 몸을 떨고 있는데, 채의정 시인한테서 전화가 온다.

여수까지 와서 식사도 않고 가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하는데, 변명을 자세히 하기가 그래서 문자메시지롤 보내고, 후일을 약속해야했다.

채 시인한테는 신세를 진 사연이 있어서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녀와의 맛깔난 시간만 생각하여도 벌써 흥분되기 시작한다.

 

돌아오면서 우리 순천에도 여수와 같은 문학행사가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김충석 여수 시장의 시낭송은 깊은 인상을 주며 두고 두고 여운으로 남았다.

순천에도 그런 아름다운 행사가 꼭 하나 생겨 순천이 진정한 문화의 도시로 명맥을 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여수해양문학상 시상식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