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방

아이들의 축제, 축제

데조로 2005. 10. 29. 21:54

아침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진행될 축제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아이들은 바쁜 일상을 보냈다.

특히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막바지 1주일 동안은 오후 시간을 빌려 맹연습을 했는데, 반별 장기자랑을 위해 우리반은 "Hey, come on"노래에 맞춰 댄스를 준비했다.

아직 1학년이라 수줍어서 그런지 댄스를 하지 않을려고 온갖 핑계를 댔고, 나는 그런 아이들을 협박(?)과 피자 공세로 춤을 추게 하였다.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차츰 안정되게 춤을 추면서 스스로 즐기는 모습을 보인 이쁜 녀석들.....

 

이곳에 발령 받고 처음 보는 축제는 도시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었지만 밤 공연을 처음 갖는 아이들의 얼굴엔 온통 흥분으로 가득했다.

오전에는 운동장에서 진행된 마당별 부스에서 아이들은 갖가지 체험을 했다.

빼빼로 먹기, 성냥 쌓기, 미니 볼링, 페이스 페인팅, 제기차기, 훌라후프 돌리기, 독서 황금종을 울려라. 요리왕 대회, pc 게임, 도전 100곡 등 다양하게 펼쳐진 장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해보고 싶은 것들을 골라 오전 시간을 소비했다.

 

 

                                   [놀이마당에서 이뤄지는 성냥 쌓기를 하는 아이들]

 

 

      [시화가 걸려있는 등나무 벤치 옆에서 독서 황금종을 울려라 코너를 준비하는 아이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반별 장기자랑에 들어갔다.

제각각 반의 특성을 살려서 사회 고발성 연극과 멘트, 패션쇼, 합창, 댄스, 수화 등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창작하여 재미난 볼거리를 제공했다.

 

 

                                            [환경문제를 고발한 패션쇼]

 

 

 

                        [Hey, come on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우리반 아이들]

 

          

                                           [35명의 학생들이 펼치는 난타]

 

저녁을 먹고, 또 다시 다양하게 진행된 밤 공연을 감상했다.

여장 남장 패션 쇼, 댄스, 합기도 시범, 힙합 동아리 공연, 판소리, 우리학교 보컬 공연, 선생님과 제자가 펼치는 역할극, 스포츠 댄스, 수화, 벨플레이트, 멜로디언, 기악 합주 등으로 펼쳐진 밤공연은 낮에 있었던 일반 공연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정적인 공연인 기악이나 판소리, 합창 등에는 딴짓을 하다가도 댄스나 노래 등의 동적인 공연에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특히 요즘 아이들답게 댄스에서는 그야말로 무대로 뛰쳐나갈만큼의 호흡이 진동하고 있었다.

추위가 엄습해와도 자리를 뜨지 않고 열심히 관람하고 느끼는 아이들을 보면서 청소년 문화의 부재를 많이 느끼며, 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주변에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보았다.

체육대회와 축제를 마치고 나면 아이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에 준비한 결과물을 모두 쏟고 나면 에너지도 소진될 것이고...

그러나 내일 또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학교에 올 아이들을 기대한다.

더 풍성한 2006 목련제도 기대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