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교사의 자격이 있는 것일까?(파커 J. 파머의 작품)
Parker J. Palmer 지음 / 이종인 옮김, 한문화, 2005년
같이 근무하는 교사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2주에 한 번씩 책을 읽고 토론하기로 했다.
3월은 학기 초라 그냥 지나갔고, 4월 4일 첫 번째 모임이 도서실에서 있었는데, 다소 무거운 주제였는지 모두들 힘들었다고 한 마디씩 한다.
사실, 리더자는 대충대충 읽는 것을 경계하자는 의도도 있었고, 진실되게 아이들 편으로 다가가자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 첫 출발을 [가르칠 수 있는 용기]로 선택했으리라.
교육지도자인 파커 J. 파머의 교육 에세이인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1996년 -1997년에 대부분 씌어진 것으로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애정이 교육발전에 주춧돌 임을 설파하고 있는 책이다.
제 7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제 1장 <교사의 마음>, 제 2장 <공포의 문화>, 제 3장 <감추어진 전체성>, 제 4장 - 6장에서는 <커뮤니티 속에서 인식하고 가르치고 배우기>, 제 7장에서는 <더 이상 분열되지 않기>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은 교사가 교사의 자아를 가르치는 일련의 과정으로 가르침이 곧 자신의 영혼에 거울을 들이대는 행위이며, 나 자신을 아는 것(self-knowledge)이 훌륭한 가르침의 필수사항이라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교사의 내면적인 생활을 도와주어야 교사도 학생의 내면적인 여행을 인도하여 세상을 진지하게 보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1장 <교사의 마음>에서는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성실성과 정체성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스승의 힘은 학생의 내면에 진리를 일깨워주는 능력에 있으며, 교수 방법과 인품이 일치할 때 가장 강력하게 발휘된다고 한다.
스승과 제자는 오래된 인간적인 춤의 파트너들이기 때문에 매일 춤판으로 나설 기회를 준다는 것에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매력을 느끼고 있을까?
교사가 가르침을 사랑하면 할수록 더 가슴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교사의 성실성과 정체성은 가르치는 것의 에너지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제 2장 <공포의 문화>에서는 공포의 2가지 부류를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을 무서워하면서 가르치는 공포가 있고, 교사 자신에 대한 학생들의 공포를 조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공포에 사로잡힐수록 가장 초라한 교사가 된다고 말하는 작가는 알베르 까뮈가 여행은 가치있는 두려움을 준다는 것처럼 부분적인 공포(두려움)는 허락하고 있다. 학생의 질을 탓하기 전에(이는 의사가 환자를 더 이상 보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생각) 단절의 가르침을 먼저 인식하여 온 몸이 열리는 체험을 하기 바란다고 경고한다. 나는 좀 더 편안하게 교수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 아닌지.....
제 3장 <감추어진 전체성>에서는 현실 감각을 파편화 시키지 말라고 한다. 이는 우리를 오도하고 배반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전체성과 경이감을 파괴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전체적으로 보아야하며, 역설의 양극을 잘 조화시켜가야 하고 더불어 학생들의 질문에 모범 답안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하여 학생들에게 담론의 장을 마련하여 독특한 생각을 풀어나가도록 자극하라고 한다.
제 4장 - 6장에서는 커뮤니티(일체감) 속에서 인식하고, 가르치고, 배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끈다. 가르침은 진리의 커뮤니티가 실천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며, 그 핵심의 커뮤니티는 연결망에서 일체감을 획득해 리얼리티를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실은 교사와 학생이 위대한 사물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교실, 교사도 학생도 아닌 주제를 초점으로 하여 교사 중심 모델과 학생 중심 모델의 가장 좋은 점들을 융합, 극복하는 그런 교실이 되어야 하고, 교사와 교사 간, 교사와 학생 간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내적 여행을 여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제 7장 <더 이상 분열되지 않기>에서는 사회의 카테고리 속에서 분열되지 않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사회운동을 제도권을 증오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지 말고, 타락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어 하는 것처럼 교육도 희망의 가슴으로 부대끼다보면 가르치는 용기에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작가.
수 년 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이렇게 냉정하게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지 자문해 본다. 그러나 한결같은 결론은 ‘열정은 있었으나 그 방법의 실천과 대안 모색에 매번 실패했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은...... 슬픈 일이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는 이 책이 교육의 현장성보다 교육의 이상형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답답한 마음도 있었던 책이지만 그래도 지나온 교직자의 길을 진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번의 체험이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아이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한 공간에서 열린 마음으로 마주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