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비 내리는 날 다원의 풍경
데조로
2006. 4. 21. 11:17
비 내리는 날 보성 다원엘 다녀왔다.
여러가지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하여 비 오는 날 강행하게 된 체험학습.
1학년 책임을 맡고 있던 터라 아침부터 마음이 불편하였다.
기대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혹시나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까?
베란다로 나간 새벽녘에 이미 마음이 심란했지만 이를 어쩌겠는가?
버스에서 노래방 기기를 틀어주며 아이들의 기분을 업시켜 줄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먹는데만 열중이었다.
그들의 놀이문화 부재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며 가는 내내 찝찝했다.
안개비가 내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 운치있는 보성다원......
안개 너머에서 누군가 기다려줄 것 같은 예감...
그래서 더 빨리 걷고 싶은 마음.....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 비를 맞고 산책로를 따라 차 밭을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러나 선생이란 직함에 짓눌려 아이들의 눈을 의식해야했다.
슬픈 일이다.
나는 좋아서 사색하며 걸었던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고통이었나 보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불만을 늘어놔서 난 마이크를 잡고 변명(?)을 해야했다.
이것 또한 슬픈 일이다.
담임 일때는 우리 반 아이들을 잘 챙기고 살피는 것이 체험학습의 일과였지만 전체를 총괄하는 입장에서는 무지 힘들었다.
내년에는 좋은 추억을 많이 심어주는 멋진 체험학습이 우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