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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너른 들녘이 한 눈에 보인 서희집을 찾아

데조로 2006. 12. 17. 20:02

학기말이라 마음도 뒤숭숭하고, 각종 송년 모임과 문학행사, 출판기념회 등이 겹쳐서 내 시간을 갖기가 정말 힘들다.

맑은 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서 육신은 지쳐만 가고....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남부지방에 눈발이 날렸다.

집에 갇혀있기는 너무 아쉬워 지인과 함께 떠난 섬진강 나들이.

섬진강의 절반을 눈이 차지하고 있는 일요일의 풍경은 고요하기만 했다.

찍혀있는 발자국으로 누군가의 흔적만 더듬을뿐...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발을 맞추어 걷는 사람.

연인들의 흉내를 내보며 '나, 잡아봐라~~~~'며 그림 연출을 하고 싶은 그 강렬한 충동.

그러나 조용히 마음만 다스려야했다.

 

 

멀리 섬진강 줄기따라 걷는 연인들이 보인다.

 

오래도록 섬진강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으나 칼바람으로 다가오는 눈발을 어찌하지 못해 목적지인 평사리로 향해야 했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토지] 세트장엔 보기 드문 목화밭이 조성되어 있다.

 

 

최참판댁

 

 

최참판댁에서 평사리 문학관으로 가는 길

 

 

하동 출신 문인들과 박경리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평사리 문학관

 

눈 내리는 악양 들녘을 보니 비록 소설 속의 주인공이지만 그 큰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눈오는 섬진강의 모습은 내게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모태가 되지 않을까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