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홍세화씨의 강연을 듣고 본문
어제 전교조 출범식 후 홍세화씨의 강연이 있었다.
아직 봄을 시샘하는 찬기운이 남아있어 강연장은 추위가 지배했으나 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금방 주눅들고 말았다.
그동안 노동 연구가인 하종강씨나 홍세화씨의 강연은 많이 들었다.
진보단체의 행사에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 그들은 한결같이 철학이 반듯한 사람들이며, 의식세계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등으로 그의 철학을 접했으나 강연을 듣고 있으면 '맞아, 그렇게 살아야지'라는 다짐이 솟는다.
'주체적 자아로 키우는 교육 희망'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그의 첫 마디는 사회운동은 저항과 연대라고 정의하였다.
저항하면서 연대하고, 연대하면서 저항해야한다는.....
그가 많은 세월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기 때문에 프랑스 교육과 한국교육의 비교분석은 단골메뉴다.
프랑스는 교육은 무상이기때문에 졸업 후에 직업적으로 사회 환원의식이 높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토양이라는 것이다.
이는 교육체계부터 다른데 연유한다.
자연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갖고 그에 대한 논고를 학생들로 하여금 제시하도록 해야하는 인문사회분야까지 서열화를 하여(이는 곧 대학서열화로 이어짐) 사회계층을 고착화시키고 더불어 허접한 사회문화적 소양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이 올해 60돌을 맞는데 우리들은 어디에서도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이 되도록 교육받지 못했다.
이것은 곧 우리의 교육현장이 민주시민의식을 배양하도록 하는 공간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것이고, 부지불식간에 주관적 의식보다는 끊임없이 지배층에 흡수되면서 객관적인 위치를 잃은 미아가 되기도 하고, 주체적으로 의식을 형성하는 과정보다 국가권력이나 자본의 흐름에 따라 의식이 바뀌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특히 교사로서 아이들이 바른 역사인식, 주관적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의 선배 역할을 잘 수행해야하고, 가끔은 책(모델 제시)이 되어서 삶의 나침반을 바르게 인도하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교육노동자로서의 의식이 일상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자기성찰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에서는 온 몸에 가시가 돋는듯 아팠다.
사실 나 자신도 교육노동자로서 무장해제되는 듯 나태해지면 서울 교사대회나 집회를 통해서 재무장하는 기회를 갖는 얄팍한 사람이기때문에 부끄러움도 동반되었다.
개인이든 교육자이든 지금 가는 길이 다소 힘들지라도 민중의 생존권과 사회안전망을 확보하여 민주공화국의 주인들이 주체성과 자율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우리는 노력해야하는 과제를 안았다.
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름답게 이행되는 사회가 그립다.
'책과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김연수) (0) | 2008.05.12 |
---|---|
새의 선물(은희경) (0) | 2008.04.06 |
천 개의 찬란한 태양(호세이니 작) (0) | 2008.02.01 |
즐거운 나의 집(공지영 작) (0) | 2008.01.01 |
슬픈 사랑에 먹먹해진 색계 (0) | 2007.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