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비오는 날에..... 본문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덕분에 직장에 가지 않고 교사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했다.
대표 선수가 아닌 나는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집안 일도 하고, 차도 마시고, TV도 보았다.
모처럼 가진 여유로움이다.
운동장에 도착해서 예전에 근무를 같이했던 동료들과 정담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그러나 아웃사이더인 까닭에 재미는 신통치 않았다.
피곤하기도 하여 집에와서 긴 낮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밖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느때 같으면 술이라도 한 잔 했을텐데 어제 병원을 다녀온 까닭에 꾸욱 참고 책을 읽었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 활자들.
조금 있으니 아이들의 축하전화가 쇄도한다.
담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녀석들.
하나같이 남학생들이다.
물론 오래된 제자들 중에서도 남학생에게서만 전화가 왔다.
담임이 남자(?)를 좋아한 것을 안 것일까? ㅎㅎㅎ
그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저녁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왠지 슬퍼지는 이유는?
TV를 켜니 주부 우울증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주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이 자녀, 시댁, 남편 등이라며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는 운동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권했다.
그러나 우울증을 체크하는 자가 테스트에 의하면 난 100% 우울증 주부였다.
에궁..... 건강 염려증?
직장이나 가정이나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능력과 건강한 사고방식이 뒤따라야하는데
이젠 그냥 여태 해온 노하우에 무임승차하려는 안이한 생각이 많이 자리한 것 같다.
그래도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던 멋진 우리반 아이들을 생각하며
부정적인 내 사유를 짓눌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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