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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방

너무 더워 공부가 안 돼요.

데조로 2009. 7. 13. 22:17

새벽에 천둥, 번개, 벼락이 치면서 자연의 공포를 실감케하는 바람에 잠을 설쳐서 월요일이 피곤하였다.

더구나 기말고사를 치룬 후라 아이들의 수업분위기도 예전같지 않고, 비가 그친 오후의 풍경은 높은 습도와 온도 그리고 잠이 가장 많이 오는 5교시라 수업 들어가기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까?

아주 원초적인 질문에 답을 구하며 교실로 들어섰다.

 

 

수업을 진행할려고 분필을 찾으니 쉬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를 찾고 있으니 아이들 웃음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채운다.

세상에.....

아이들이 공부하기가 싫어서 분필이며 칠판지우개를 칠판 위에 가지런히 정리해 두었다.

키가 작은 내 손에 닿지 않게........

녀석들의 하는 짓이 귀엽고 재미있다.

손에 쥐고 있는 지시봉으로 살짝 건드리려고 하니 제발 참아주라며 사정을 한다.

그래.

너희들이 얼마나 잠이 올것이며, 공부하기가 싫은지 나는 안다. 더구나, 방학이 내일 모레이고 학습 진도도 이미 계획을 초월했는데.......

인심 좀 쓰자며 아이들이 원하는 영화를 봤다.

눈이 초롱초롱하다.

잠이 온다고 난리하던 녀석들이 온 신경을 집중하며 본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문제를 일삼던 녀석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춤을 배우면서 성공해가는 줄거리때문일까?

가끔은 빠른 템포에 맞춰 동작을 해보는 녀석들도 있고, 어깨를 들썩이며 따라해보는 녀석들도 있다.

 

모처럼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가볍게 진행하고 나온 내 등뒤에서

"선생님! 최고에요"라는 말이 들린다.

나두 공부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많이 소개해주고 그런 시간을 할애해주고 싶은디

세상이 우리들을 그렇게 놔두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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