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치매 증상? 본문
곧 비가 쏟아질 듯 회색빛 하늘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다.
무더위를 밀어내고 치장한 하늘이라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마음도 잠시, 자꾸자꾸 재생산되는 치매기가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징후일까?
차 한잔 들이키며 다시 바라본 하늘은 이제사 제 빛깔대로 우울한 회색빛 모드로 바뀐다.
#1
저녁에 육수를 만들어 아침에 된장국을 끓이려 했다.
맛있게 낸 육수에 국거리를 넣고, 끓기에 마늘을 넣어 한소끔 더 끓인 후 맛을 보았는데 조금 심심했다.
왜 이러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맛을 봐도 육수맛만 날뿐 심심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뿔사!!!!
된장을 넣지 않고 국을 끓인 것이다.
#2
친지가 편찮으셔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갔다.
아파트를 출발하면서 봉투를 만들었다.
중환자실에서 나오며 외숙모에게 봉투를 내밀려고 봤더니 글자만 쓰여 있을뿐
돈이 없었다.
세상에.....
만약 살펴보지 않고 드렸다면 무슨 낭팬가?
다행히 이상하다 싶어서 속을 살폈으니 다행이지......
#3
욕실에서 자주 있는 일이다.
샤워할려고 클렌저를 짠다는 것이 이미 샴퓨나 린스에 손이 가 있고, 스킨을 바른 다고 한 것이 손 바닥에 로션이 묻혀 있고.......
#4
직장에 와서도 가스불을 켜놓고 왔는지 잠그고 왔는지 헷갈려서 종일 불안하기도 하고, 금방 가방 한 귀퉁이에 쑤셔넣은 핸드폰을 어디 둔 지 몰라서 한참을 찾고.....
#5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놓고도 숙제 내 준 지를 모르고 검사를 하지않는 날이 많아지고, 공과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 자꾸 헷갈려서 인터넷으로 내역 확인을 해야 안심이 되고......
에궁에궁.....
슬프다.
이러면서 나이들어가는 내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