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갯벌 생태 기행 본문
학생 38명과 함께 광양환경운동연합에서 주관한 갯벌 생태기행을 다녀왔다.
전남 동부권 지역의 갯벌을 관찰하고, 환경지킴이로 거듭 나자는 취지 아래 가진 6월 6일의 생태 기행은 많은 보물을 안겨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나는 덤으로 우리 아들과 동행하는 행운을 가졌다.
첫 번째 코스가 드넓은 갯벌과 철새들의 도래지로 유명한 순천만이다.
아이들은 갯벌을 직접 체험하기를 희망했으나 갯벌에 들어가면 갯벌에서 사는 생물들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할 줄 아는 아이들은 용의 형상을 닮았다는 용산전망대를 향하여 출발~~
아이들은 끼리끼리 손을 잡고 인조 산책로를 따라 파아란 갈대를 만지기도 하고, 갯벌에서 노니는 게며 짱뚱어를 세밀히 관찰하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연출한다.
시계가 좋지 않아서 유명한 S자형 수로나 칠면초, 원형의 갈대 군락지를 온전하게 감상할 수는 없었으나 역시 순천만은 최고의 자연 보고다.
철새들의 보금자리 뿐만 아니라 넓은 갯벌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생각한다면 자연을 사랑하고 보존하려는 시민의식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지금.
용산 전망대에 오른 아이들은 순천만을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다.
여기저기서 디카를 누르는 소리, 핸드폰으로 영상을 담는 아이들, 순천만을 배경으로 즐거운 시간을 남기는 아이들....
순천만 지킴이인 서관석 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설명을 들으며 받아 적고, 관찰하고, 질문을 반복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뜻있는 생태 기행이 되길 잠시 소원해 보았다.
원형의 갈대 군락지가 생긴 것은 인간이 모래 채취를 위해 갈대를 파괴했을 때 그 갈대가 떠 내려와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형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외부인들은 너무나 이쁘게 형성된 원형의 갈대 군락을 보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느냐하는 의구심이 많지만...... 특히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염도가 더 많은 바다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보통인데 순천만은 칠면초 앞까지 갈대가 떠 내려와서 원형으로 무리지어 자생한다는 설명을 듣고 아하~~ 그렇구나를 연발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공부에서 해방된 즐거운 날이라며 연신 헤살거린다.
너무 덥다고 투덜거린 몇몇의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하나씩 사주니 그제서야 함박 웃음을 보이는 순진한 녀석들.
일몰이 아름다운 순천만을 감상하지 못하고 다음 목적지인 광양 동호 습지로 떠났다.
광양의 포스코 안에 위치한 동호 습지에서는 오염원이 많은 공장지대에서도 생물은 또다른 생명의 터전을 마련하고 있음을 공부한다고 하는데......
아쉬움을 남겨두고 순천만에서 안녕을 해야했다.
아이들은 더 많은 공부를 해와서 내게 많은 질문을 할 것이고, 후일담을 들려주느라 여념이 없겠지.....
얼른 인터넷으로 찾아서 그곳 습지를 공부해놓아야지.... ㅋㅋㅋ
아이들은 무얼 배우고, 어떤 미래를 꿈꿀까?
오늘 저녁엔 꿈나라에서 모두 게를 잡으러 갯벌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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