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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방

사랑과 국악 그리고 시

데조로 2007. 3. 4. 19:28

2007년 3월 4일 오후 2시

낙안읍성 민속촌에서 [사랑과 국악과 시]라는 테마로 정월 대보름 축제가 있었다.

가뭄을 해갈하는 비가 내려 많은 시민들이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전국에서 온 예술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구나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데 쓰인다니 뜻깊은 행사가 아닐 수 없었으니....

 

 

초가지붕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묘한 심리가 발동했다.

그 원류는 일찌기 경험했던 파동이었고, 추억이었으며 중년이 가져온 치열한 삶의 뒤안길이었다.

그 빗소리에 맞춰 무언가도 뚜욱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잡을 길이 없었다.

 

 

프로그램은 제 1부 사랑, 그 영원함이여, 제 2부 사랑 실천의 정월 대보름 한마당으로 구성되었다.

제 1부에서는 노래, 설장고, 시낭송, 색소폰 연주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나는 순천 시인을 대표하여 '순천 여자'라는 시를 낭송했다.

 

 

제 2부에서는 새타령, 시인의 노래, 금강산 타령, 각설이 타령, 영남 풍물, 진도 아리랑 등으로 구성된 흥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많은 내용을 준비했으며, 전국에서 온 예술인들의 끼있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었으나 속절없이 내리는 강한 빗줄기에 무대와 관객의 거리가 다소 멀어서 온전히 그 감성이 전달되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사라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그것쯤이야 예술인들이 거뜬히 넘을 수 있지는 않을런지.....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 옷이 젖어 끝없이 한기와 싸워야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딸과 남편을 대동한 자리였고, 얇은 옷을 입은 딸이 오돌돌떨며 입술이 파래지고 나서야 낙안읍성을 빠져나왔다.

 

이 비가 농부들에겐 단비가 되었겠지....

오늘의 이 행사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커다란 보름달이 되어 가슴에 오래오래 남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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