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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오동도의 밤풍경

데조로 2007. 8. 21. 11:36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자주 내린 남도는 그야말로 찜통 더위다.

폭염주의보는 이틀째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일 때 내리는 것이지만 개학을 앞두거나 이미 개학을 한 학교에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방학 동안보다 개학해서 느껴야하는 더위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개학을 연기하는 학교도 나타날 정도이니, 에구 더워라.

혼자라면 그냥 00으로 지내고 싶은 충동~~~

 

방송에서 전어가 맛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다.

물론 찬바람이 나는 가을에 먹어야 제맛이지만 입맛이 당기는 날은 어찌해야할지.....

우연찮게 전어구이와 회를 먹으러 가자는 지인이 있어 여수로 출발~~~

 

밤바다를 배경삼아 전어구이와 회를 먹었다.

집나간 며느리도 전어철이면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전어는 참으로 맛있다.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내게도 전어에 유혹당할 정도이니....

입안에 착착 감기는 그 알싸한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밤바다를 곁에두고 바로 순천으로 올 수는 없는 법.

술로 목을 축인 우리는 무작정 밤바다를 보며 산책을 했다.

오동도.

달도 없고, 별도 없는 밤이라 컴컴하여 사람의 형상을 짚기도 곤란했지만 조명의 화려함에 몸을 맡긴 오동도는 제대로 보였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페지된 탓인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오동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분수대 앞에는 많은 연인들과 어린이들이 이미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음악감상과 화려한 분수쇼를 보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물줄기가 조명을 받아 솟구치는 풍경이며, 철썩이는 파도소리, 연인들의 달콤한 밀어까지 무더운 여름날의 풍경을 다양하게 연출한 오동도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2012년 해양엑스포 개최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여수시에서 많은 것을 투자하여 꾸며놓은 오동도는 낮과 밤의 모습이 확연히 달랐다.

 

 

최남선의 시가 떠오르는 밤.

허옇게 타들어가는 마음을 감추며 순천으로 오는 도중 하늘을 보니 별이 초롱초롱하다.

왜 오동도에서는 그 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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