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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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이야기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박주영 작)

데조로 2008. 10. 10. 08:40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낼 수 있을까?

책 제목을 이웃 블로그에서 봤다가 가을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사랑에 레시피가 있다면 너무 비슷한 맛일 것 같아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요리사에 따라 다른 맛을 가미시키거나 조리법을 달리하여 변형을 가져오겠지만 레시피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대부분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사랑에 레피시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주인공 나영은 두 남자(동창인 지훈과 애인인 성우) 사이에서 사랑과 우정을 두고 고민을 한다.

지훈을 짝사랑했고, 그 사랑을 간직한 채 지훈을 가슴에 묻어두고(지훈이를 유리라는 친구가 좋아한다고 먼저 선포했기 때문) 애인인 성우와 일상을 같이하지만 지훈에게 더 편안한 정서적 지원을 받는다.

성우와 공유하지 못한 것도 자연스럽게 나누고, 즐기면서.....

성우는 나영과 함께간 공간마저 지훈과 나영이 미리 다녀간 공간이란 사실에 질투심을 느끼고 자신의 사랑에 회의를 느낀다.

성우와 나영은 자연스럽게 결별을 하고, 지훈도 유리와 결별하면서 아직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나영에게 고백한다.

나영은 어떤 선택을 할까?

친구인 유리보다 먼저 사랑했지만 표현하지도 못한 채 한동안 유리의 애인이 되었던 지훈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면 지훈이처럼 되기를 소망한 성우와의 만남을 선택할까?

나영이가 강의한 요리시간에 성우도 지훈도 등록을 했는데.... 그들은 어떤 만남을 이어갈까?

이때만큼은 레시피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나는 연애에 레시피가 필요없는 대신 연애를 냉장고에 저장해 두고 싶다.

두고두고 필요할 때 쓰면서, 상할 것 같으면 냉동고에 넣어 오래오래 사랑을 유지하고픈 마음이랄까?

냉동을 시킨다고 해서 원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아니나 그 감정이 어떻게든 상태변화를 많이 겪지 않을 것 같으니....

지금이라도 내 사랑을 냉장고에 가둬두고 싶은데.....

심심하면 자연스럽게 해동도 시키고, 더 심심하면 전자레인지에 팍팍 돌려서 내 스타일대로 만들어 먹어버려야겠다. 하하하

그러나 그런 연애가 없으니 지금이라도 찾아 나서 볼까?

 

  메시지 전달이 있거나 감명깊은 책은 아니지만 가을에 가볍게 타인들의 사랑놀음을 한번쯤 곁눈질하기에는 괜찮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