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신라의 혼을 만나다 본문
5월 문학기행을 경주로 향했다.
5월은 어디를 가나 신록의 무성함을 느낄 수 있어 좋지만
경주는 순천으로부터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인지라 자주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겸 ......
떠난다는 것은 설레임을 동반한다.
미지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고, 그곳에서 느낄 감성이 앞서서일 수도 있고, 하나 둘 쌓일 추억의 주인공이 된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회복되지 못한 건강 상태는 여행을 주춤거리게 했으니......
기분이 다운되어 좀처럼 여행지기들과 함께 어울릴 수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던 맑은 물도 입술이 거부하고, 마이크로 조잘대기 좋아하는 스타일도 접어야했다.
동리 목월 문학관에 들러서 그분들의 호흠을 느끼며 문학적인 감성을 받아들였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기도 하겠지만 문학의 요소요소에 그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삶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접목된 것을 절절하게 느끼는 심오한 시간.
박목월 시인의 서재
김동리 소설가의 서재
문학의 대 선배들을 만나는 일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나 때로는 절벽 앞에 선 사람처럼 다급해지기도 한다.
문학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가 빚어낸 아픔이라 수많은 고뇌를 가져오기도 하는 문학관 나들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 코스다.
행복한 고민?
사색은 사색대로, 표현은 표현대로, 마음 속 파랑은 파랑대로 늘 해방을 꿈꾼다.
일상의 탈출?
옹이로 마음에 자리한 것은 쉬이 제거되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마음 속에 옹이를 많이 만든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지만 어떨 때는 타인으로 생긴 흠집이라고 부정도 한다.
불쑥불쑥 튀어나온 이 야릇하고 불쾌한 마음이 그 근원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문학관, 신라를 빛낸 인물관, 불국사 경내를 산책할 때도 마음이 그렇게 소란스러웠다.
집단으로 떠난 문학기행이었지만 나는 이번에 혼자하는 여행이었다.
마음을 정리하고, 가만히 침잠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신라.
나는 신라인을 만나 푸른 오월 하늘 아래 살짝 백제의 혼도 내려놓고 왔다.
그들이 손을 맞잡고 힘차게 열어갈 내일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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