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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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방

빨랫줄

데조로 2006. 7. 6. 14:46

                           빨랫줄
                                            배영숙
                   마당 한 켠에
                   바지랑대 부축을 받고
                   서 있는 빨랫줄
                   말갛게 헹궈낸 일상의 흔적을
                   꼬들꼬들 빚어놓고
                   욕심 많은 주인들이
                   해마다 큰 몫을 요구해도
                   묵묵히 자리내주는 여유
                   젖은 호흡이랑
                   해묵은 갈등도 훌훌 벗고
                   열정적인 춤을 추는 공연장엔
                   고추잠자리와 파란 하늘이
                   넋을 잃고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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