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중국 무석(4) 본문
안개로 인해 하루가 연장되는 행운(?)을 가진 우리 일행은 5일째되는 날 무석으로 향했다.
역사적으로 주석이 많이나서 분쟁의 중심에 있던 무석은 이제 주석이 없다는 뜻으로 무석(우시)이라고 이름을 명명했다고 하는 걸 보면 평화와 안정을 구가하고픈 열망이 그만큼 강했다는 뜻일 것이다.
서둘러 나왔지만 고속도로를 진입하니 안개때문이라며 더이상의 진행을 못하게 했다.
꼼짝없이 도로에 갇히었다. 2시간 30분 가량을......
자본주의사회라면 톨게이트에서 진입을 못하게 하거나 이미 진입을 시켰다면 통로를 마련해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인데...... 사회주의라 무조건 통제하는 탓에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차가 막히니 아낙네들이 물통과 라면, 떡, 과자 등의 먹거리를 들고 순식간에 도로 위로 쏟아졌다.
우리들은 마음이 바빠 죽겠는데 중국인들은 한 숨 잘 요량으로 문을 열고 다리를 쭉 뻗고는 수면에 취할 자세다. 세상에.......
먹거리를 사 먹은 사람들은 도로변에 아무렇지 않게 라면컵과 페트병을 던졌고, 뒤따라 일회용기와 페트병을 주워 모으려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돈이 되는 쓰레기는 대부분 수거해 갔다.
안개로 갇히자 사람들이 버린 돈 되는 쓰레기를 줍는 아낙네
시간이 경과되니 여자들은 하나 둘 도로 아래로 내려가서 점퍼를 든 보초병을 뒤에 세우고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고, 큰 트럭 위의 남자들 시선은 대부분 언덕 아래로 향하고......
5박 6일간 머물면서 별 경험을 다했으니.....쯧쯧.....
어쩔 수 없이 도로 아래서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사람들
무석은 양자강 삼각주에 자리잡은 곳으로 상해와 인접해 있는 경제, 교통의 중심지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무석의 남서쪽에 자리한 태호로 호수 안에 72개의 작은 섬이 산재해 있으며 면적은 2200제곱키미터나 되는 담수호다.
그 호수를 만들기 위한 땀방울을 생각하니 콧등이 시큰해지기도 했으니......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개인 정원인 여원이다.
조선시대의 우리나라 정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으나 여러가지 전설이 어우러져서 흥미를 유발시켰으며 천하에 두번째로 좋다는 천하제이천의 샘물은 고인 물처럼 옛 영광을 살리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웠으나 그 정원을 나오는 길목에 우리나라 선비인 최부의 비석이 있어서 다소 위안이 되었다.
여원의 전경
임금과 바둑을 두었다는 울반
효성이 지극했던 조선의 선비 최부의 비석
세번째로 방문한 곳은 삼국성이었다.
소설 삼국지의 배경과 우리나라의 드라마 주몽, 해신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한 세트장인데 호수와 연계되어 있어서 무척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유람선을 타고 태호의 일부를 관광하고 난 후 마상쇼를 관람했다.
유비, 관우, 장비와 여포가 격투하는 장면을 실제 말을 타고 연출하는 모습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삼국성 세트장 입구
드라마 주몽에서 현토성의 모습
마상쇼의 일부
하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여포, 유비는 녹색, 관우는 빨간색, 장비는 검정색
저녁 늦게 상해에 도착한 일행은 서커스 공연을 관람한 후 유람선을 타고 상해의 야경을 감상했다.
엑스포를 앞두고 있는 상해는 백년 전의 고풍스런 건물과 현대의 기술이 세운 높은 빌딩이 잘 어우러져서 무척 아름다웠으나 우리나라 한강의 야경이 더 압권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서커스단의 묘기
상해의 야경 일부
5박 6일간의 중국 여행은 여름방학 때처럼 피곤함이 없었다.
물론 마사지를 두번이나 받은 결과이기도 했지만 입맛에 맞는 음식이 제공되고 가이드가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기때문이리라.
중국여행은 절대하지 않겠다던 다짐이, 못 가본 곳을 다시 가야겠다는 자기 약속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번 여행은 뜻깊은 나들이었음을 고백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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