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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이야기

달의 궁전(폴 오스터)은 어떻게 생겼을까?

데조로 2010. 10. 12. 21:47

아는 블로거로부터 책을 선물받았다.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

리뷰를 이미 블로그에서 잠깐 읽었지만 달의 궁전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책 내용에 산발적으로 등장한 장치로 달이 등장하는데 우연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주인공 포그가 맨 처음 궁금증을 갖고 내다 본 풍경은 중국 음식점 간판 '달의 궁전'이었다.

 

작가 폴 오스터는 미국의 떠오르는 작가로 팽팽한 긴장감과 감동을 많이 주는 소설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의 책을 처음 접했으나 읽는 내내 뒷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주인공 M.S 포그는 단 한점의 혈육인 외삼촌 빅터 포그의 사망 후 자신을 끊임없이 파괴해 간다.

자신의 학비로 쓸 예정인 돈으로 빅터의 장례식을 치루고, 빅터가 남겨준 책을 팔아 연명하다가 나중에는 오래 버티기작전을 수행하다가 결국은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삶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준비마저 없고, 직업을 구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노숙생활을 하다가 기숙사 룸메이트인 짐머와 중국계 여인 키티 우에 의해 희망을 갖게 되는 포그.

비록 현실이 아닌 픽션이지만 읽으면서 화가 났던 부분이 유일하게 포그의 무기력 상태였다.

어쩌면 가끔씩 내가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ㅎㅎㅎ

 

짐머 집에서 신세를 졌던 포그는 에핑(줄리언 바버)의 비서로 고용된다.

에핑은 과거에 풍경전문화가였으나 미국 서부를 여행하다가 동행자의 죽음을 경험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유타의 사막 한 복판에서 사람이 살던 동굴(열차 강도의 아지트)을 발견하고 생활하지만 열차강도와 맞딱드리게 되어 강도가 잔 틈을 이용해 죽이고, 그들이 가진 2만달러를 가지고 탈출한다. 그러나 에핑은 어느 날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다리를 못쓰게 되는 장애를 갖게 되고, 이 사건으로 그는 양심의 가책을 조금 내려놓는다. 포그는 그런 에핑에게 책이나 신문을 읽어주고, 뉴욕시내를 산책시켜주며 에핑의 자서전을 위한 인터뷰를 한다.

살아있는 동안 2만달러를 가져온 죄책감에 시달린 에핑은 죽음을 앞두고,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의 아들인 솔로몬바버에게 포그를 통해 유산을 남긴다.

바버는 아버지가 죽은 줄만 알고 살았던 사람으로 과거 제자인 에밀리 포그와 사랑을 나눈 장면을 목격당한 후에 해고된 아픔을 겪는다.

해박한 지식으로 인해 다시 대학에 고용되지만 한 대학에 머무르지 못하고 미국의 하잘 것 없는 대학을 옮겨다니면서 몸이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교수다. 에핑의 죽음을 알리려 바버와 포그는 만나지만 바버는 포그가 누군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바로 하룻밤 사랑을 나눴던 에밀리 포그의 아들이었으니, 바버는 바로 포그의 아버지였다.

키티 우와 헤어져 아파하는 포그를 독려하여 여행을 떠나면서 포그의 어머니 무덤을 찾게 된 바버는 그제서야 포그에게 고백을 한다. 그러나 포그가 분노하는 사이에 묘지에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서 척추가 부러지는 바버는 오래 살지 못한다. 포그는 그가 남긴 자동차와 여분의 돈을 가지고 미대륙을 여행한다. 해변에서 맞이한 달을 보고 그곳이 바로 삶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곳이라 생각하는 포그의 의지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소설의 배경은 미국의 전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그와 에핑 그리고 바버가 찾아다니는 수많은 도시를 접하며, 안주하지 못하고 사는 현대인들의 슬픔과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본다.

세 사람이 미대륙을 횡단하며 찾으러 다니는 것이 바로 자아 탐구이며, 어떤 식으로든 있게 된 상실감때문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태양은 과거이고, 지구는 현재이고, 달은 미래이다'라는 문장이 이 소설을 요약해 놓은 것이라 하지만 나는 포그의 미래는 젊은 사람들이 개척해야할 숙제라고 본다.

어떻게 노력하고 창안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좌우되는.......

 

 

 

모처럼 좋은 책을 선물해준 블로그 친구.

고맙습니다. 갚을 길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