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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방

촛불, 해태가 되다

데조로 2016. 12. 7. 08:28

 

촛불, 해태가 되다

 

자꾸 새끼를 치는 촛불의 자궁이 열렸다

소를 몰고 농부가 들어가고

동맹 휴업을 한 대학생이 만장을 들었고

유모차를 밀고 젊은 아낙도

빠르게 빨려간다

 

깜냥이 안 된 대통령이

꼭두각시놀음으로

국민들을 우롱해놓고

뻔뻔하게 부끄러움을 모른다

 

똥구녕으로 세상을 배운

얍삽한 잡놈들의 아부와

달콤한 주사로

내성이 생긴 불감증

 

눈뜨고 볼 수 없는 요지경이

북악산 한옥 여주인의 일상이었다니

미천한 선생들은

이제 옳고 그름을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오늘도

빈 자궁에 들앉은 모사꾼들은

출산일만을 기다릴텐데

광화문의 수많은 촛불은

분명, 해태가 되어

역사를 바로 잡을 것이다.

                                   -2016년 12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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