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광목 커튼에 매달려

아픈 아이만 나홀로 집에..... 본문

차 한 잔의 여유

아픈 아이만 나홀로 집에.....

데조로 2005. 12. 12. 16:11

며칠 전부터 첫째 아이가 감기 몸살로 힘들어했다.

어제 저녁도 밤새 콜콜거리며 잠을 자지 못했고, 계속된 기침 탓에 머리며 배까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는데 에미로서 마땅히 해줄 것이 없어 안쓰럽기만 했다.

 

한 달 전에 본 한자 2급 시험 합격자 발표(12일)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을 보고 무척 기뻐했지만 그것도 잠시, 또 다시 마른 입술로 끙끙거리는 아들......

등치만 컸지 여전히 초등학교의 티를 갖고 있는 아들에게 너무 아프면 학교를 쉬라고 하니 그냥 가겠다는 아이를 남겨두고 출근을 했다.

사실, 엄마 아빠의 출근 시간이 아이들 학교가는 시간보다 항상 빠르니 뒷 정리와 준비물을 챙기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이지만 어쩐지 오늘은 마음이 편치를 못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

직장에 와서도 걱정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와서 혹시나하고 집에 전활했더니, 담임 선생님이 집에가서 쉬라했다며 전화를 받는 아이.

가깝기라도 하면 잠시 다녀올 수도 있을텐데....

마음은 집을 향하고 있지만 직장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라....

 

퇴근이 가까워오니 마음이 혼란스럽다.

아파하는 아이가 혼자 집에 있으면서 느끼는 그 공허함과 외로움 그리고 고통....

이를 어떻게 보상해줄 수 있으며 다독여 줄 수 있을까?

따뜻한 차를 곱게 만들어서 아들에게 대접해야(?)겠다.

 

오늘도 여전히 맞벌이인 것이 슬픈 날이다.

그 큰 눈에서 뚝뚝 떨어지던 눈물이 자꾸 떠올라 마음은 조바심이 일고....

과속하지 않고 집으로 갈 수 있을지....

'차 한 잔의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과 사를 넘나들던 어제....  (0) 2005.12.22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에  (0) 2005.12.16
출근 길 스케치  (0) 2005.12.05
주차 예절  (0) 2005.12.04
기차는 8시에 떠나는데 나는?  (0) 2005.11.29